서론 - 내가 아는 베토벤
많은 사람들에게 베토벤은
어릴 적 부모님이 사다준 인물전 전집에 나오는 음악계의 중요한 인물이라고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어릴 때 기억으로는, 천재성을 타고나서 연주 여행을 떠나 대박을 터뜨리고,
귀가 멀어버리는 음악가로서 가장 불행한 질병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곡을 작곡했다는 내용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
사실 음악계에서 올해는 특별한 해였습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세계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려고 했지만,
내가 알고 너가 아는 COVID-19때문에...
대부분의 행사가 축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하네요.
어쨌든.. 베토벤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정도의 행사를 하는지 궁금해서
독서 스터디에서 한 분이 추천해주신 베토벤 관련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몰랐던 점
베토벤에 대한 상세한 생애나 작품 내용은 저 말고도 많은 곳에서 쉽고 자세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일단 개인적으로 몰랐던 점은, 베토벤이 당시 여러 귀족층의 후원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대단한 음악가가 될 확률이 되기는 매우 낮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베토벤의 생애를 따라, 음악평론가이신 저자 분이 그와 관련된 주요 지역을 여행하면서 써내려간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작품과 관련된 내용이나, 베토벤의 생애 또는 주변 인물과 관련된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예술가들에게 후원자는 본인의 생계를 유지하고 작품을 펴내는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였고,
베토벤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당시 귀족 또는 왕족에게의 후원, 이에 대한 답례로 써내려간 곡 등 후원자와의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베토벤 이전의 모차르트나 하이든은 궁중 악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음악 생활에 엄청난 제약을 받았다는 부분은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깨는 내용이었습니다.
(작곡한 저작권도 모두 후원자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현대에 그나마 높아진 창작자의 위상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다만, 음악에 관심을 갖고 조건 없는 후원을 했던 많은 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베토벤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부분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다양한 방식의 연주회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아티스트들이 창작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이 많이 생겼지만,
지금도 클래식 같은 분야는 여러 기업들의 지원이 음악가에게 중요한 성장 계기가 되는 점은 비슷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의 느낌 - 흡사 여행을 따라간듯한 느낌
책의 5페이지 중 1쪽은 사진이 있을 정도로, 이 책은 베토벤과 관련된 다양한 장소와 관련 사진을 생애 흐름에 맞춰 보여줍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든 날라갈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책을 읽으며 마치 저자와 함께 베토벤의 인생을 따라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하면서 생생한 묘사가 좋았습니다.
아마도 비엔나나 프라하를 여행해 베토벤 관련 명소를 찾는다면, 이 책을 꼭 들고 그의 생애와 비교하며 두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마치며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베토벤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베토벤은 수공업 예술의 시대에서 예술가 예술의 시대로 바뀌던 시대에 등장하여 귀족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았다.
(중략)
베토벤은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18세기형 음악가가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되어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을 작곡했던 19세기 천재 예술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베토벤은 어릴 적부터 여러 연주회를 다니며 본인의 천재성을 과시하며, 많은 귀족의 후원을 받았지만,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기존의 틀을 깨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음악을 창조했습니다.
이전의 음악가들은 후원자가 요구하는 방식의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으며 본인의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물론 그들도 대단한 음악가입니다)
베토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독창성을 십분 발휘해 본인만의 음악을 충분히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귀족들로 하여금 특별한 음악가를 후원한다는 열풍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베토벤의 음악이 더욱 인기를 얻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베토벤이 위대한 음악가라고 일컫는 결정적인 이유는,
시대의 흐름에 맞서 본인의 음악을 창조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기존의 휴대폰의 틀을 깬 혁신가로 칭송받는 것처럼,
베토벤도 당시 음악의 틀을 깬 혁신가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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