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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투자는 어렵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 - 디 앤서

들어가며 - '뉴욕주민' 유튜브의 첫 인상

한낱 아마추어 투자자인 저로써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알게 된 뉴욕주민을 보면서 충격을 먹었습니다.

금융계 커리어로는 거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의도로 자기가 번 돈에 비해서는 눈꼽만큼도 비교할 수 없는 유튜브에 뛰어들어 지식을 알려주는 것인지에 관한 신기함과 경외심이랄까요.

이 책은 그런 뉴욕주민이 숫자 전쟁의 최전선에서 콧대 높은 월가 사회에 들어가 산전수전 수많은 상황을 겪은 경험을 풀어낸,

일종의 '무용담'이었습니다.

 

카페에서 펴자마자 다 읽었습니다

2020~2021 동학 개미운동과 책 '디 앤서'

'동학개미∙서학개미' 열풍이 불고 너도나도 쉽게 돈 벌었다는 자랑을 서슴없이 벌여놓는 2021년 초의 배경 위에, 한낱 아마추어 투자자인 저에게마저 돈 벌 수 있는 종목이 어떤 것인지 꼽아달라는 지인들에게 꾸준한 금융 공부와 투자의 어려움을 설득하는 것은 참 어려웠습니다. 이 책의 저자 뉴욕주민 역시 머리말에서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이러한 권유를 수없이 들었다고 토로했죠.

하지만 앞으로 주변 사람들이 종목 추천과 함께 '그래프만 보고 짧게 먹고 나오면 돼잖아?' 하고 저에게 반문한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권유할 것입니다.

수많은 예측과 분석들로 중무장한 내로라하는 기관들에게 당신은 고래밥 한 마리가 될 것이란 일침과 함께 말이죠.

 

책은 10여년 가까이 뉴욕의 금융가에서 근무한 뉴욕주민이 어디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하고 어떤 경험들을 겪었는지 '썰'을 풀어내는 일종의 자서전과, 월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저자의 눈으로 관찰한 얘기, 그리고 헤지펀드 매니저의 생활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년 반(!)동안의 와튼스쿨 재학 기간 중 터진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맥킨지 컨설팅(!!)에서의 생활(책에서도 나오듯이 여기는 매년 아이비리그 졸업자들의 구직 희망사 1순위로 뽑는, 만만치 않은 회사이기 때문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파트를 보면서,

영상에서 보았던 자신감 넘치는 날 선 얘기(실제로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고까운 반응을 보내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를 서슴없이 말하는 배경이 어떠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1년엔 월가가 99%의 부를 선점하고 있다면서 점령 시위를 벌이기도 했죠

월가를 보는 사람들의 눈과 개인적 의견

10여년 전 월가에 누워 공평을 부르짖는 미국의 시위대나 2021년 1월 금융계를 뒤흔든 reddit의 게임스탑 short-sqeezing 운동 등은, 모두 마치 천문학적인 돈을 갈고리로 가져가는 듯한 월가 사회에 대한 열등감 및 불평등을 느끼며 분노로 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주민이 다니는 헤지펀드 회사 안에서도 잘 버는 사람들이 시기∙질투를 받는다고 본 책에 나올 정도인데,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어요. 저 역시 '인사이드 잡' 같은 미국 금융계들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는 여러 매체들을 보며 분노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게임스탑의 개미들처럼 월가 금융에 회의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저는 이들의 속사정을 더 깊이 관찰할 수 있는 이 책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비판을 해도 상대의 행동을 알아야 깎아내리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할 것이고, 월가의 사람들을 수익으로 이기고 싶다면 최소한 그 사람들이 연구하는 시간의 어느 정도라도 따라가야 상대가 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마지막 파트입니다. 뉴욕주민이 투자 업계에 들어갔던 초창기 때부터 다져왔다는 21가지 원칙을 설명과 함께 써놓았습니다.(궁금하면 직접 책을 보시길)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아는 사실이 대부분이지만, 저자 본인도 지키기 어려워하고 30년 이상의 베테랑 투자자들도 이를 간과해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저술합니다. 저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이 많았습니다만, 책에서처럼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책의 가장 마지막 내용이 뼈 속 깊이 와닿았습니다.

 

'투자는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이 책의 앞부분에 오늘 읽은 날짜를 써두었습니다. 원칙을 지키지 않고 갈팡질팡 투자할 때 다시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으려고요.